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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아카이브⑦-다시 읽는 '안동농민소식'

  • 황성현(경북기록문화연구원 교육홍보간사
  • 2020-12-01 오전 10:39:04
  •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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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인터넷, TV, 휴대폰 등
다양한 매체에서 수많은 정보를 습득한다.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되자
다소 느리고 불편하게 찾아봐야하는 지면상의 신문은 그 인기가 시들해졌다.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은
교류의 창이자 그 시대의 화두가 온전히 담겨 있었다.
특히, 지역에서 발간되는 신문은
지역 이슈와 각종 사건 사고를 잘 보여주는
민심의 거울과 같은 역할을 했다.

▲1988.9.28. 쌀 생산비 보장 안동예천농민대회. 풍산장터에서 열렸다. ⓒ안동가톨릭농민회

 

여기서는 그 많은 신문들 중 농민신문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농민신문은 1964년 8월 15일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기관지로 창간했다. 당시에는 <농협신문>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는데 1976년 6월 28일 <농민신문>으로 개칭한다. 농민신문은 영농에 관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보급, 농민의 지위 향상과 농촌의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신문을 발간했다. 이후 80년대로 넘어가며 각 지역의 단체 및 종교기관이 결합한 농민소식지가 활발하게 생산된다. 이 시기 발간된 한국가톨릭농민회의 <농민의소리>와 한국기독교농민회총연합회의 <농민신문>은 다소 종교적 색채가 곁들여져 있고, 전국농민협회의<농민소식>은 농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농민자주적 성격이 강했다. 그렇다면 이 시기 우리지역의 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은 뭐가 있었을까?
 

▲1989년 4월 3일 발행된 제1호 안동농민소식 ⓒ김석현

 

1989년 4월 3일 발행된 안동농민회의 <제1호 안동농민소식>을 살펴보자. 이 신문은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김석현 사무처장이 고이 간직해온 자료이다. 그 자신이 당시 농민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했다. 1면에는 "안동농민회의 깃발을 드높이자!!" 라는 헤드라인으로 안동농민회 창립과정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여도 남는것은 병든 몸과 빚더미'라며 '재벌들은 수입 농축산물을 팔아 자기네 배를 채우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농민의 권리와 이익을 지켜줄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창립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표1> 안동농민회 창립경과

 

이 소식지를 토대로 안동농민회의 창립경과를 정리해보면 <표1>과 같다. <표1>과 같은 과정을 거쳐 안동농민회는 면단위 지부와 동단위 지회를 건설하고 밖으로는 도단위와 전국 농민운동 조직에 적극 참가하여 튼튼한 조직으로 발전할 것을 지향점으로 제시하며 활동했다. 2면을 살펴보면 '전국 농민운동연합 결성', '대회소식', '의료보험 통합 일원화에 대한 사설', '일직면 농민회 소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국농민운동연합 결성은 89년 3월 1일 대전 가톨릭농민회관에서 전국 90여개 군 대표자농민과 각계 운동단체 대표 등 300여 명이 참가하여 결성되었다.
 

▲1988.8.23. 민주농협 및 의료보험 통합제 쟁취를 위한 풍양면 농민대회 ⓒ안동가톨릭농민회

 

전농련은 농민투쟁의 자주적 조직화, 민주주의 실현 및 민중생활의 향상을 도모하고 정부의 반농민적 정책과 수입개방 강요에 맞섰다. 의료보험 통합 일원화에 대한 글도 눈에 띈다. 여·야가 합의한 의료보험법 개정안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였는데 이를 성토하고 있다. 공무원의 비해 농민의 보험료는 터무니 없이 인상되고, 농민들만 세대당 보험료와 가족수에 따른 보험료를 가산하여 내야 한다는 것이 그 문제점이다. 이렇게 농민신문은 농민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그들을 조직화 시켰다. 또한 의료보험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내었다. 수많은 신문과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안동농민소식’의 우직한 목소리에 절로 눈이 간다.

* 본 글은 『기록창고』 8호에 수록된 내용이며 E-book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황성현(경북기록문화연구원 교육홍보간사
2020-12-01 오전 10: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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