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창고

경북기록문화연구원

더불어 사는 삶의 힘
오늘의 기록은 내일의 역사

스토리 아카이브

홈으로 > 스토리 아카이브 > 기록창고
기록창고

출근길의 길동무 물새 산새⑤-물닭

  • 임세권(포토갤러리 유안사랑 대표)
  • 2020-09-16 오후 2:45:19
  • 2,306
  • 메일

최근 안동의 낙동강이나 반변천에
겨울마다 계절을 알려주는 철새로
가장 먼저 오고 개체 수도 많은 새는 물닭이다.

 

물닭은 통통한 몸집에
까마귀처럼 새카만 머리와
회색의 몸체, 빨간 눈, 흰 이마
그리고 밝은 연분홍 부리를가졌다.

 

이 새가 머리를 돌려 나를 바라보면
흰 이마와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 부리가
검은 몸체를 배경으로
독특한 이미지를 보여 주는데
이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새카만 머리와 회색의 몸체, 흰 점이 크게 찍힌 이마와 약간 분홍빛이 도는 부리,

빨간색의 눈 그리고 발가락에 얇은 갈퀴 비슷한 것이 붙어 있는 판족 등의 특징이 잘 보인다.(ⓒ임세권)

 

 ▲얼어붙은 낙동강에서 마주 부는 바람을 안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듯이 보인다.(ⓒ임세권)

 

 ▲얼음판 위를 내달리는 물닭(ⓒ임세권)

 

물닭이 오리 종류와 가장 다른 특징은 발가락의 모양이다. 청둥오리나 비오리 같은 오리 종류들은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서 헤엄칠 때 유리하다. 물닭의 발은 닭과 같이 물갈퀴가 없다. 이들이 겅중겅중 뛸 때는 마치 커다란 장닭이 뛰는 것 같다.

 

물갈퀴가 없으면 물에 떠 있는 상태에서 하늘로 날아오를 때 그 자리에서 바로 날 수가 없다. 한참을 도움닫기로 달려야 한다. 물갈퀴가 있어야 물을 박찰 때 저항이 커서 하늘로 오르는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무리의 물닭이 날아오르기 위해 물위를 내달리는 것은 마치 육상선수들의 트랙경주를 보는 것만큼 장관을 이룬다.

 

 ▲강변의 좁은 수로에서 마치 경주를 하듯 내달린다. 물닭이 날기 위해서는 이처럼

도움닫기가 필요하다.(ⓒ임세권)

 

물닭이 물위에 떠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면 머리를 반복적으로 앞으로 꺼떡꺼떡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모양은 무척 코믹하게 보이는데 이역시 물갈퀴가 없어 발로 물질하는 것으로만 앞으로 나가는데 힘이 부치는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도 이들이 물속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것은 발가락이 완전히 닭처럼 된 것이 아니고 발가락 양 옆으로 약간의 폭을 가진 넓적하게 붙어 있는 판족이라는 것이 있어 헤엄을 치거나 물속을 드나드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안동지역에서 자란 나이든 사람들이 어린 시절 닭 대신 물닭을 잡아먹었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이를 보면 이 지역 낙동강이나 반변천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겨울철 영양 공급원이기도 했었음을 알 수 있다.

 

* 본 글은 『기록창고』 5호에 수록된 내용이며 E-book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임세권(포토갤러리 유안사랑 대표)
2020-09-16 오후 2:45:19
110.44.*.*